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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일본 방사선학 연구소 NIRS를 가다
중앙일보는 창간 52주년을 맞아 여시재·KAIST와 함께 ‘인류 10대 난제’를 선정했다. 핵융합발전과 암 극복, 뇌의 비밀, 우주 개발 등 인류가 풀어야 하고 풀기를 원하는 난제가 그것이다. 중앙일보는 ‘인류 10대 난제에 도전하다’란 보도를 통해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인류의 현장을 찾고, 한국의 위기와 도전을 점검해 본다.
축구장만 한 중입자 가속기 보유
피부 밑 25cm 암세포 콕 집어 제거
1만 명 완치 … 전립샘암 90% 생존
산재한 암 세포 모으는 기술 개발 중
한국도 중입자 치료 2020년 가동
일본 도쿄에서 차로 1시간 거리의 지바(千葉)현 이나게(稲毛)구 주택가에 자리 잡은 일본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일본 방사선 암 치료 연구의 총본산인 이 연구소 지하에서는 길이 125m에 이르는 거대한 가속기가 가동되고 있다. 중입자를 빛의 80% 속도로 끌어올려 암 조직을 타격해 종양을 제거하는 장치다.
NIRS는 이 장치를 이용해 암 정복에 도전하고 있다. 일본은 세계 암 치료 연구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방사선의 일종인 중입자선을 이용한 치료는 ‘꿈의 암 치료법’이라고도 부른다. 현재 기준으로 암 정복에 가장 근접한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중입자선 치료의 원리는 간단하다. 신체를 투과한 중입자선이 특정한 곳에서 에너지를 급속하게 방출시키는 성질을 이용했다. 예를 들어 중입자선이 실어 나른 탄소 이온이 암세포에 닿는 순간 방사선 폭발을 일으킨다.
탄소 이온은 폭발할 때 암세포의 DNA도 끊어내는 성질이 있는데, 결국 이게 암세포의 전이를 막는 역할을 한다. 이 치료법을 활용하면 몸에 칼을 대는 외과 수술은 필요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