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네 번째 줄기세포 치료제가 올해 상반기안에 허가를 받을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 관계자는 4일 “코아스템의 루게릭병 치료제가 조만간 판매 허가를 받을 것 같다”며 “허가 신청을 위한 서류 제출 과정만 남았다”고 말했다.
코아스템측 관계자는 “그동안 식약처의 까다로운 요구에 맞춰 제출 서류를 준비했고 이번주 안으로 허가 신청을 마치기로 했다”며 “신청 후 생산공장 실사 등을 거쳐 최종 허가까지는 통상 2~3개월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4월쯤 4호 줄기세포치료제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코아스템이 개발한 루게릭병 치료제 ‘HYNR-CS주’는 지난해 5월 임상시험 2상을 마치고 현재 3상을 준비 중이다. 원래는 마지막 단계인 3상까지 마쳐야 허가를 받을 수 있지만 이번 HYNR-CS주는 지난해 12월 줄기세포치료제 가운데 세계 최초로 2상 종료 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허가부터 받고 3상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희귀질환은 개발된 약이 드물어 치료가 더 어렵기 때문에 국내외 환자를 배려한 조치다. 현재 루게릭병은 릴루졸이라는 약물 외에 공인된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이번 HYNR-CS주는 루게릭병 환자 본인의 골수에서 분리해 배양한 중간엽줄기세포를 주성분으로 했다. 보건복지부의 병원특성화연구센터사업으로 지원을 받아 한양대병원 난치성신경계질환 세포치료센터가 공동 연구했다. 약물에 대한 동물시험을 거쳐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 1상에선 7명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평가했고, 2상에선 환자 64명을 대상으로 약효의 유효성을 평가했다. 3상은 환자수를 늘려 재평가한다.
김승현 한양대병원 난치성신경계질환 세포치료센터장(신경과 교수)은 “줄기세포치료제는 모든 조직을 재생시킬 것이라는 잘못된 판타지를 갖고 있는 환자가 많은데, HYNR-CR주는 루게릭병의 진행 속도를 늦춰주는 치료제로 개발됐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루게릭병 환자의 뇌 척수강에 주사하면 증상 척도 48점 중 매달 0.7~1점씩 나빠지는 속도를 0.3~05점 수준으로 늦춰 되도록 오래 스스로 거동하고 식사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제”라고 설명했다.
세계 첫 줄기세포치료제는 2011년 7월 허가 받은 국내 바이오기업 파미셀의 ‘파티셀그램’으로 심근경색 치료제다. 2호와 3호는 2012년 1월 허가된 메디포스트의 무릎연골재생 치료제 ‘카티스템’과 안트로젠의 크론병 누공 치료제 ‘큐피스템’이다. 모두 한국 기업의 성과다.
이후로는 2012년 5월 미국의 바이오기업 오사이리스 테라퓨틱스가 이식편대숙주병 치료제로 개발한 ‘프로키말’이 캐나다와 호주에서 받은 허가가 유일하다. 뒤를 이어 코아스템의 줄기세포치료제가 세계 5호가 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코아스템를 포함한 7개 기업이 줄기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국내외 시장을 향한 5호, 6호, 7호 등의 개발이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메디포스트가 폐질환 치료제 ‘뉴모스템’과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 ‘뉴로스템 AD’를 개발 중이다. 뉴모스템의 임상시험은 2상이 3분의 1 정도 진행된 상태며, 뉴로스템 AD는 다음달 안으로 2상 투여를 시작한다. 이외에 파미셀이 뇌경색과 만성 척수손상 치료제 등 2종을, 안트로젠이 치루 3종과 크론성 누공 치료제 1종 등 4종을, 호미오세라피가 이식편대숙주병 치료제 1종, 제대혈줄기세포응용사업단이 1종을 개발하고 있다. 알앤엘생명과학에서 사명을 바꾼 케이스템셀은 버거씨병 치료제 ‘바스코스템’과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알앤엘 조인트스템’ 등 2종을 임상시험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1~3상을 진행 중인 줄기세포치료제가 많지만 결과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최근엔 코아스템처럼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 허가 시기를 앞당기려는 경향이 특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