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국인이 주도한 연구진이 미성숙 난자가 아닌 `수정란`을 활용해 배아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했다.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 강은주 박사와 슈크라트 미탈리포프 교수팀은 쥐의 수정란을 이용해 배아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26일자에 게재됐다.
강 박사는 이번 논문의 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미탈리포프 교수와 강 박사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한 논문을 생명과학 분야 권위지인 `셀`에 발표한 바 있다.
배아줄기세포는 `성체줄기세포`나 `역분화줄기세포(iPS)`와 달리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면역 거부 반응이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여성의 난자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윤리적인 문제가 존재했다.
연구진은 쥐의 수정란이 세포분열을 통해 두 개의 세포로 나뉘어졌을 때 핵을 제거한 뒤 체세포에서 떼어낸 핵을 주입해 배아줄기세포를 복제했다.
기존에 배아줄기세포 복제를 위해서는 미성숙 난자를 활용해야만 했는데 기증받은 난자가 있어야 했기 때문에 연구에 제약이 많았다.
박세필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장은 "인공수정을 한 뒤 남은 수정란을 활용해도 배아줄기세포 복제가 가능함을 확인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또한 세포의 핵이 아닌 이를 둘러싸고 있는 `세포질`에도 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물질이 들어 있음이 확인됐다. 난자에서 핵을 제거할 때 세포를 줄기세포로 만드는 물질도 함께 빠져나가기 때문에 복제 효율이 낮다고 생각해왔다.
김정범 울산과기대(UNIST) 한스쉘러줄기세포연구센터장은 "수정란이 세포분열을 통해 핵과 세포질이 만들어졌을 때 핵치환법을 사용해도 배아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한 것은 세포질에도 세포를 줄기세포로 만드는 물질이 존재함을 확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탈리포프 교수는 "수정란으로 만든 배아줄기세포가 미성숙 난자로 만든 것보다 질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난자와 체세포의 세포 주기를 맞춰주는 것이 배아줄기세포 복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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