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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은행 통해 환자에 ‘맞춤이식’하는 시대 올것” 덧글 0 | 조회 775 | 2015-08-31 09:07:36
관리자  

“줄기세포은행 통해 환자에 ‘맞춤이식’하는 시대 올것”

동아사이언스  이우상 기자 

입력 2015-08-31 03:00:00 수정 2015-08-31 03:00:00

  

2012년 iPS세포로 척추마비 원숭이 뛰게한 日 오카노 교수 방한

오카노 히데유키 일본 게이오대 교수가 27일 경기 성남시 판교로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앞으로 3년 안에 마비환자에게 신경세포를
이식하는 임상시험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성남=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앞으로 혈액은행처럼 줄기세포은행이 생길 겁니다. 환자에게 필요한 줄기세포를 즉시 공급하는 거죠.” 

오카노 히데유키(岡野榮之·56) 일본 게이오대 의대 생리학교실 교수는 27일 차의과학대 초청으로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차바이오컴플렉스(차병원 그룹 소속 바이오 연구소)에서 가진 강연을 통해 “하체로 가는 신경이 손상돼 배변 장애, 보행 장애 등을 겪는 하체마비 환자를 줄기세포 기술로 치료하는 임상시험이 앞으로 3년 안에 일본에서 시작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카노 교수는 세계적인 줄기세포 분야 전문가로 초청 강연과 학회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그는 “임상시험에 사용할 줄기세포는 안전성을 높인 유도만능줄기세포(iPS세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iPS세포란 피부 등에서 떼어낸 세포를 되돌려 신경세포 등 다양한 세포가 될 수 있는 만능 줄기세포로 만든 것.  

오카노 교수는 2012년 척추신경이 손상돼 팔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된 마모셋원숭이(비단원숭이의 일종)에 iPS세포로 만든 신경세포를 이식해 다시 걷고 뛰게 만드는 데 성공해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iPS세포가 대규모 임상시험에 쓰인 사례는 아직 없다. 줄기세포가 암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는 위험성 때문이다. 줄기세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쓰이는 외부 유전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오카노 교수는 일명 ‘착한 줄기세포’ 기술을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만들어 낸 줄기세포의 유전자를 모두 조사해 암 유전자나 돌연변이가 없어 암이 될 가능성이 매우 적은 ‘착한 줄기세포’만 남겨 다시 배양하면 치료 목적으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줄기세포를 만들 때 외부 유전자 또한 세포가 갖고 있는 고유한 유전자 틈에 끼어 들어가 오랜 기간 남는 게 아니라 스스로 분해돼 사라지도록 하는 방법이 마련된 만큼 더이상 문젯거리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iPS세포가 처음 개발됐을 때 지적된 안전성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됐다는 의미다. 

아직 iPS세포의 치료 효과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 지난해 9월 망막질환으로 실명 위기에 놓인 70대 일본인 여성이 iPS세포로 만든 색소상피세포를 이식받았지만 시력이 더 나빠지지 않는 데에만 그쳤다. 기적적인 효과는 없었다는 뜻이다.

오카노 교수는 “피부에 깊은 상처가 났을 때 치료가 더디면 흉터가 남는 것처럼 장기나 신경계도 마찬가지”라며 “iPS세포로 만든 세포를 가능한 한 빠르게 이식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성공한 원숭이 척수 치료 역시 신경세포를 이식받기 전까지 걸린 시간이 불과 2주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다. 하지만 사람은 사고로 척추를 다친 후 자신의 세포를 떼어 내 iPS세포를 만들고 안전성을 검증하는 데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세포이식의 적기를 놓치게 된다는 뜻이다.

오카노 교수는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줄기세포 저장소(은행)’를 제시했다. 그는 “사람은 사고 등으로 신경이 손상됐을 때는 4주 이내에 신경세포를 이식해야 효과가 높다”며 “안전성이 검증된 iPS세포를 여러 종류로 나누어 생산해 저장하고 있다가 환자가 생기면 그 환자에게 적합한 세포를 골라 이식하는 방법이 앞으로 대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남=이우상 동아사이언스 기자 id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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