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병 치료 등에 이용할 수 있는 ‘줄기세포’를 대량으로 기를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장기나 조직을 재생하는 의학 분야에 유용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윤명한 광주과학기술원(GIST) 신소재공학부 교수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과 공동으로 유도만능줄기세포(iPSC)를 대량으로 기를 수 있는 ‘실리콘 나노구조체 배양법’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iPSC는 사람의 세포를 떼어내 조작해 어떤 세포로도 자라날 수 있는 줄기세포로 되돌린 것이다. 2006년 처음 개발된 후 신약 연구 등에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임상이나 실험에 필요한 분량만큼 실험실에서 배양하기가 까다롭다는 문제가 있었다.
윤 교수팀은 줄기세포를 기르는 배양액 속에 수많은 ‘나노 기둥’을 만들어 이 문제를 해결했다. iPSC는 서로 모여 군체를 이뤄야 성장이 가능한데, 기존에는 서로 모여들 수 있는 공간을 부족했다. 연구팀은 세포군체 형성을 촉진하는 나노(10억분의 1m) 크기 기둥을 촘촘하게 만들어 3인치 크기의 실리콘 기판 위에 만들었다. 그리고 이 위에서 iPSC를 배양한 결과 세포 생존율이 두 배 높아지고 세포군체 크기 역시 2.6배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다 성장한 줄기세포를 배양접시에서 분리해 내는 것도 손쉬워졌다.
윤 교수는 “이 기술을 이용하면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대용량으로 키울 수 있다”며 “신약개발을 위한 약물 스크리닝이나 대체조직 생산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기술 분야 학술지 ‘나노스케일’ 9월 16일자에 게재됐다.
신수빈 기자 sbshin@donga.com